대학원 소식

(2015/6/1) 손현순 교수 약사공론 시론 집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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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6-18 17:49
조회
319

우리 대학원의 손현순 교수님은 대한약사회가 발간하는 약사 전문지인 약사공론에 매달 시론 집필진으로 참여하기로 하였다. 6월 1일자 첫 번째 시론에서는 사회약학적 관점에서 약과 약사의 방향성에 대해 언급하였다. 이것은 우리 임상약학대학원 수업시간에 교수님과 학생들이 함께 진지하게 논의했던 부분이어서 훨씬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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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약학, 약과 약사의 지향점에 대한 또 다른 논의의 시작
차의과학대학교 임상약학대학원 사회약학실 손현순 교수입력 2015-06-01 05:39:31
 
시대 흐름은 학문적 수요 또한 변화시킨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모두에게 낯설었던 '사회약학'이 약대 6년제 학제개편과 함께 전문직능인 약사에게 꼭 필요한 지식영역으로 인정되어 약사국가고시과목에 포함됐고 그에 따라 학교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개 2개 내지 4개 과목으로 편성되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대 내의 변화는 비약학전공자들은 물론이고 약학전공자들에게도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줄곧 '근데 사회약학이 뭐하는 거예요?'라는 질문을 건네받곤 한다. 

그래서 약대와 임상약학대학원에서 사회약학 관련 교과목들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으로서 잠깐 이 숙제를 풀어보려고 한다. 

내친김에 우리나라 포털사이트에서 '사회약학'이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 보았다. 

그랬더니 학문으로서의 사회약학이 우리나라 매체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00년이었고, 그로부터 지금까지 15년 동안 2개 주요 약사전문지에서 각각 17건과 9건의 관련 기사 또는 뉴스가 게재된 게 전부였다. 

물론 사회약학에서 포괄하는 교과목 명칭이나 내용이 사회약학이 아닌 다른 용어로 표현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제도권 교육과정에 포함된 몇 년을 포함해도 그간 사회약학은 사람들의 관심과는 거리가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시대는 또 흘러 최근에는 학부에서도 대학원에서도 사회약학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이즈음에 바라는 것이 하나 생겼다. 

사회약학이라는 학문이 진정 무엇을 지향할 것인지에 대한 열린 논의이다.

어떤 학문의 위치라는 것이, 학문관계자들 관점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어려운 내용을 학습하고 연구하느냐보다는 사회구성원들이 인식하고 공감하는 학문의 배경과 필요성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 논의의 시작으로, 이번 학기 대학원 수업 첫 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풀었던, 사회약학의 맨 바깥 보따리 하나를 여기에서 다시 풀어보려 한다.

돌이켜보면 지난 반세기, 우리에게 풍요를 가져다준 한국자본주의는 약사들에게 전체 국민 평균보다 더 많은 풍요를 안겨주었다. 참 좋은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 후기산업화의 흐름 속에서 개인도 조직도 자기를 성찰하고 거시적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의 물꼬를 트지 않는다면 그 누구라도 더 이상 지속가능한 사회적 존재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관점에서 약과 약사에 대한 새로운 사고의 출발점으로서의 사회약학을 풀이해 보고자 한다. 

사회약학처럼 '사회'라는 접두어를 사용하는 여러 분야가 있다. 

사회의학, 사회예술, 등등. 이 분야 전문가들이 정의하고 있는 '사회'는 나 혼자가 아니라 두 명 이상이 공동생활을 하며 맺는 관계망이고, 따라서 사회라는 단어를 어딘가에 접두어로 쓴다면 그 영역에서의 사회적 의제를 다룬다는 뜻을 내포한다. 

사회적 의제는 신뢰, 배려, 나눔, 포용, 소통, 동행, 상생, 공존 등과 같이 사회구성원들 간의 관계 중심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정신으로서의 사회자본과 같은 의미로 본다. 

따라서, 사회약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에서 공공적 가치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것부터 출발하는 게 좋겠다. 

그 다음은 사회약학을, 생물체로서의 인간과 동시에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중시하고 물질로서의 약보다는 약을 통한 인간의 돌봄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그러한 이해 위에서 사회약학이 약과 약사의 사회적 및 공공적 가치 추구에 대한 당위성을 피력하고 그러한 가치를 보여주는 실질적인 역할을 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특히, 땅바닥에 떨어진 우리 사회 전반의 신뢰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개인과 공동체의 동기부여가 매우 중요한 만큼, 누구보다도 신뢰를 기반으로 직능을 실현해야 하는 약사를 양성하는 약학교육 현장에서 사회약학이 해야 할 역할이 짐짓 크다. 사회약학을 통해, 그 동안 우리 약학이 집중해 온 약 자체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이제 약과 약사의 역할을 구현할 사회의 장으로 확대하고, 주로 우리 안에 머물렀던 시각을 넓히고 더욱 더 사회적 가치에 가까이 다가가는 따뜻한 약학으로 피어날 수 있기를 꿈꾼다. 

아니, 늦은 밤 우리 대학원생들이 앉아 있는 강의실에서 이미 약학의 사회적 진화를 본다.
 
약사공론 funfunh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