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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13) 손현순 교수 약사공론 시론 집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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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7-13 16:04
조회
307

우리 대학원의 손현순 교수님은 대한약사회가 발간하는 약사 전문지인 약사공론에 매달 시론 집필진으로 참여하고 계시는데, 7월 13일자 시론에서는 참된 교육자와 참된 어른을 갈망하는 꿈을 논하였다. 가치가 흔들리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 지혜로운 어른을 그리고 균형있는 스승을 우리는 모두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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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어도 될까요? 참된 교육자와 참된 어른
차의과학대학교 임상약학대학원 사회약학실 손현순 교수입력 2015-07-13 09:11:02
 
에어컨조차 꺼진 늦은 밤 연구실의 고요는, 교육이라는 백년지대계의 이상과 실제 펼쳐지고 있는 기형적 현상에 대하여, 교육자로서의 마음가짐과 책무에 대하여, 그리고 과연 참된 교육자 내지는 참된 어른이 될 수는 있을지에 대하여 많은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지고 또 던지는 시간을 담아내는 그릇이 된다.

오늘 밤은 아주 평범한 듯 중요한 우리 마음 속의 균형감과 지혜를 갈망한다.

보다 더 아름다운 세상을 소망하기에 우리가 만나는 매 결정의 순간에 참된 길을 선택하는 데 필요한 것들 말이다.

그리고 지금의 갈망은 이러한 균형감과 지혜는 직접 가르치는 교육을 통해 그리고 몸소 실천하는 누군가로부터의 간접 교육을 통해서 배우고 익히며 커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 발을 담그기 전부터 가졌던 이러한 믿음은 온전히 교육에 몰입하게 된 지금, 중요한 실천적 과제를 던져주었다.

그리하여 일상에서 매일 매일 벌어지는 많은 일들이 교육적 프리즘을 통해 읽혀지고 해석되곤 하는데 이는 직업병에 다름 아닐 수도, 한 인간의 진정성의 깊이가 더해 가는 것일 수도, 아니면 나이 들어가며 생기는 아집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무엇이라도 관계없다. 단, 놓치고 싶지 않은 한 가지가 있다면, 이 세상의 누구라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균형감 없고 바람직하지 않은 잣대로 누가 누구를 선택하거나 평가하는 일들이 제발 좀 줄어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소한 교육 현장에서만큼은 살아있기를 바라는 꿈이다.

한두 달 전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 동시 합격했다는 여고생 이야기가 일간지에 소개된 적이 있었다.

우리 사회의 심각한 중독현상으로 해석되어도 무방한 열렬교육이 지향하는 최고의 결과물에 모두가 감탄했었을 이 일은 학생 본인의 서류위조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여기서 이 일 자체가 보여준 황당함과 동시에 우리를 매우 슬프게 했던 것은,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도 하고 있을, 우리 아이들한테 끝없는 무한 경쟁의식과 그러한 경쟁을 통한 무조건적 승리 쟁취에 대한 극한의 가치를 주입하고 강요한 결과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또 두려운 것은 이러한 자각과 반성이 우리들 사이에서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늘 이 일을 다시 들춰보는 이유는, 그러한 씁쓸함과 두려움을 더 크게 확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최근 그 학생이 다닌 학교의 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짧은 글이 주는 잔잔한 울림을 얘기하고 싶어서이다.

그 교장은 말한 것은, 이 일은 한 아이의 실수이고 아이 아버지의 진정한 사과가 있었으니 언론은 그러한 실수에 대해 더 이상 그 아이 창피주기를 자제해 달라 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창피주기를 계속한다면 우리 인간성의 슬픈 단면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 하였다.

그리고 우리 학교 졸업생인 이 아이가 이 일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교훈을 얻었다고 하였으니 이제 용서받기를 희망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학교라는 곳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고 실망과 실수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를 가르치고 돌보고 안내하여 아이들이 책임있는 어른으로 커가도록 할 책임이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어찌보면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몇 마디 말이 새삼스레 찌릿한 감동을 준 것은, 자칫 용서받기 어려운 상황에서조차 이 세상 누구나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망설임없이 인정하도록 우리를 설득하고 있는 그의 균형감있는 판단과 교육자로서의 지혜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별 생각 없었던 또는 쉽게 잊고 있었던 교육의 목표와 방향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끝없는 소비를 통해 욕망을 충족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자본주의에서의 경쟁체제는 수치화된 결과물 평가를 통해 줄세우기를 일상화하고 있고 이에 익숙해진 체제는 그로 인해 양산되는 다수의 불행보다는 선택된 소수의 행복을 드러내 보여주기에 바쁘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 밤에도 나의 가슴이 먹먹한 것은, 기껏해야 백년 정도 살다 사라질 생명체인 우리들에게 가장 소중하고도 당연한 공존의 가치가 당연한 것이 되지 못하게 하는 명백히 비뚤린 사회의 단면들이 우리 교육현장 전반에 그대로 복제되면서, 양심보다는 욕심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또 자유보다는 불안을 바탕으로 하여 기형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체감하기 때문이다.

가치가 흔들리는 세상이다. 흔들리는 우리를 균형 잡아줄 지혜로운 어른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는 한 때 작은 아이였고 또 학생이었다. 그 때는 실컷 꿈을 꾸었다. 이제 어른이 되었고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하며 산다. 그런데 이 시대에 참된 교육자가 되기를 꿈꿀 수는 있을까? 참된 어른이 되기를 과연 꿈꾸어도 되는 것일까?
 
약사공론 funfunhk@hanmail.net